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한 뒤 어느덧 해를 넘겨서 2년 차에 접어듭니다. 2020년 정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3년 째 이어지며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만, 세상 모든 일에 끝이 있듯이 새해에는 팬데믹도 끝이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그래서 바이크를 타고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를 다시 달릴 수 있기를 바라며……, 바깥세상을 달린 이야기를 몇 차례 나눠서 해볼까 합니다.

옴스크 부근 정교회 예배당과 R 1150 GS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바이칼 호수가 보이는 풍경
강원도 동해항에서 페리에 바이크를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에 첫발을 디뎠던 일이 머릿속에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하바로프스크와 울란우데를 거쳐서 바이칼호수에 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오래 굳어있던 심장이 다시 뛰며 벅차오르던 느낌도 생생합니다.

과거 몽골 땅이던 울란우데의 초원
가도 가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우랄산맥을 넘을 때는 차라리 평온한 기분이었고 고갯마루 카페에서 마신 러시아 전통음료 ‘크바스’의 달착한 맛이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또 다른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인 카프카스산맥이나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널 때는 그동안 경험한 곳들과 다른 문화권에 들어서는 느낌을 받으며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유라시아 투어 중요 거점
세 차례에 걸친 유라시아횡단은 제각기 북유럽, 동유럽, 남유럽 경로를 이용했는데 어느 쪽이든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를 통과한 뒤 유럽을 달리기 위해서는 그린카드(보험)를 사야 하는데, 동유럽 라트비아 국경(25유로)이 가장 저렴했고 북유럽 핀란드 국경(300유로)이 가장 비쌌고 남유럽 그리스 국경(100유로)은 중간 정도였습니다.

아우슈비츠 전기 울타리
발트3국을 거쳐서 폴란드와 체코를 지나 독일로 이어지는 동유럽 경로에서 기억에 남는 곳 중에는 폴란드 오시비엥침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습니다. 2차 대전 시기 최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장소를 둘러보며 비슷한 년도에 우리나라의 처지는 어땠는지를 떠올리며 숙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체코의 필젠에서는 필스너 생맥주를, 독일의 뮌헨에서는 호프브로이하우스 생맥주를 1리터 잔으로 시원하게 들이키고 학센을 뜯으며 여행자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습니다.
알프스를 넘나들며

캠핑사이트 드라시아-알프스에서 모토캠핑

파쏘 가비아를 달리는 투어 팀
유럽의 지붕을 이루는 알프스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에 걸쳐서 3~4천m에 이르는 고산들이 밀집해서 험준한 산악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철에는 전 유럽에서 휴가 인파가 알프스에 몰려듭니다. 특히 우리 같은 바이크 여행자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어서 일생에 한 번쯤 달려야 할 버킷리스트 목록에서 빠트릴 수 없는 곳입니다.
유라시아횡단을 해서 알프스를 달리거나 독일에서 렌탈바이크를 이용해서 달리기도 했습니다만, 몇 번을 달려도 멋졌습니다.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서 열리는 모토라드데이스 모습

파쏘 스텔비오를 달리는 라이더들
뮌헨에서 렌탈바이크로 출발하면 아우토반을 달려서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을 거쳐서 대략 1시간이면 알프스 산록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를 거쳐서 한 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이 쌓인 파쏘 스텔비오를 넘었습니다. 주변에 늘어선 3천m급 봉우리 사이를 지나는 고갯길이 해발 2,760m로 백두산보다 높습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고갯길을 따라 바이크와 자동차와 자전거가 뒤섞여 달리는 모습이 이채로우면서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파쏘 스텔비오 고갯마루의 핫도그 노점상

이탈리아 몰베노 호수
고갯마루 노점상에서 핫도그를 사 먹고 기념품 가게에서 에델바이스 그림이 든 스티커를 샀습니다.
이탈리아의 파쏘 스텔비오, 가비아, 지아우, 미수리나호수, 오스트리아의 그로스글록크너, 첼암제호수, 독일의 추크슈피체 산, 슬로베니아의 트리글라브 국립공원과 망가트 산, 스위스 그림젤패스, 베르니나패스 등, 어디를 달리든 좋았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을 달리면서 ‘바이크 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알프스는 이번 여름에 달릴 곳 1순위가 될 겁니다.

오스트리아 그로스글록크너 고갯길

망가트 산 등산도로를 달리는 모습

그로스클록크너-에델바이스 산장에 이르는 고갯길

파쏘 셀라를 달리는 라이더

추크슈피체 정상의 자동차 홍보를 위한 전시

울란우데 초원의 일몰과 라이더

스위스 알부라패스
동해항국제여객선터미널 - 강원 동해시 대동로 210
※ 모든 사진은 코로나 상황 이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종한 #유럽기행
한국이륜차신문 395호 / 2022.1.1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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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국기행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를 시작한 뒤 어느덧 해를 넘겨서 2년 차에 접어듭니다. 2020년 정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3년 째 이어지며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만, 세상 모든 일에 끝이 있듯이 새해에는 팬데믹도 끝이 보이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그래서 바이크를 타고 우리나라를 넘어서 세계를 다시 달릴 수 있기를 바라며……, 바깥세상을 달린 이야기를 몇 차례 나눠서 해볼까 합니다.
옴스크 부근 정교회 예배당과 R 1150 GS
유라시아 대륙을 횡단하며
바이칼 호수가 보이는 풍경
강원도 동해항에서 페리에 바이크를 싣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항에 첫발을 디뎠던 일이 머릿속에 또렷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하바로프스크와 울란우데를 거쳐서 바이칼호수에 이는 파도를 바라보며 오래 굳어있던 심장이 다시 뛰며 벅차오르던 느낌도 생생합니다.
과거 몽골 땅이던 울란우데의 초원
가도 가도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아시아와 유럽을 나누는 우랄산맥을 넘을 때는 차라리 평온한 기분이었고 고갯마루 카페에서 마신 러시아 전통음료 ‘크바스’의 달착한 맛이 뇌리에 남아있습니다.
또 다른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인 카프카스산맥이나 보스포러스 해협을 건널 때는 그동안 경험한 곳들과 다른 문화권에 들어서는 느낌을 받으며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유라시아 투어 중요 거점
세 차례에 걸친 유라시아횡단은 제각기 북유럽, 동유럽, 남유럽 경로를 이용했는데 어느 쪽이든 장단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러시아를 통과한 뒤 유럽을 달리기 위해서는 그린카드(보험)를 사야 하는데, 동유럽 라트비아 국경(25유로)이 가장 저렴했고 북유럽 핀란드 국경(300유로)이 가장 비쌌고 남유럽 그리스 국경(100유로)은 중간 정도였습니다.
아우슈비츠 전기 울타리
발트3국을 거쳐서 폴란드와 체코를 지나 독일로 이어지는 동유럽 경로에서 기억에 남는 곳 중에는 폴란드 오시비엥침에 위치한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있습니다. 2차 대전 시기 최대 비극으로 손꼽히는 장소를 둘러보며 비슷한 년도에 우리나라의 처지는 어땠는지를 떠올리며 숙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체코의 필젠에서는 필스너 생맥주를, 독일의 뮌헨에서는 호프브로이하우스 생맥주를 1리터 잔으로 시원하게 들이키고 학센을 뜯으며 여행자 기분을 만끽하기도 했습니다.
알프스를 넘나들며
캠핑사이트 드라시아-알프스에서 모토캠핑
파쏘 가비아를 달리는 투어 팀
유럽의 지붕을 이루는 알프스는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에 걸쳐서 3~4천m에 이르는 고산들이 밀집해서 험준한 산악을 이루고 있습니다.
해마다 여름철에는 전 유럽에서 휴가 인파가 알프스에 몰려듭니다. 특히 우리 같은 바이크 여행자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이어서 일생에 한 번쯤 달려야 할 버킷리스트 목록에서 빠트릴 수 없는 곳입니다.
유라시아횡단을 해서 알프스를 달리거나 독일에서 렌탈바이크를 이용해서 달리기도 했습니다만, 몇 번을 달려도 멋졌습니다.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에서 열리는 모토라드데이스 모습
파쏘 스텔비오를 달리는 라이더들
뮌헨에서 렌탈바이크로 출발하면 아우토반을 달려서 가르미슈 파르텐키르헨을 거쳐서 대략 1시간이면 알프스 산록에 들어설 수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를 거쳐서 한 여름에도 녹지 않는 만년설이 쌓인 파쏘 스텔비오를 넘었습니다. 주변에 늘어선 3천m급 봉우리 사이를 지나는 고갯길이 해발 2,760m로 백두산보다 높습니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고갯길을 따라 바이크와 자동차와 자전거가 뒤섞여 달리는 모습이 이채로우면서 자연스럽게 보였습니다.
파쏘 스텔비오 고갯마루의 핫도그 노점상
이탈리아 몰베노 호수
고갯마루 노점상에서 핫도그를 사 먹고 기념품 가게에서 에델바이스 그림이 든 스티커를 샀습니다.
이탈리아의 파쏘 스텔비오, 가비아, 지아우, 미수리나호수, 오스트리아의 그로스글록크너, 첼암제호수, 독일의 추크슈피체 산, 슬로베니아의 트리글라브 국립공원과 망가트 산, 스위스 그림젤패스, 베르니나패스 등, 어디를 달리든 좋았습니다. 그림 같은 풍경 속을 달리면서 ‘바이크 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일 코로나19가 진정된다면, 알프스는 이번 여름에 달릴 곳 1순위가 될 겁니다.
오스트리아 그로스글록크너 고갯길
망가트 산 등산도로를 달리는 모습
그로스클록크너-에델바이스 산장에 이르는 고갯길
파쏘 셀라를 달리는 라이더
추크슈피체 정상의 자동차 홍보를 위한 전시
울란우데 초원의 일몰과 라이더
스위스 알부라패스
동해항국제여객선터미널 - 강원 동해시 대동로 210
※ 모든 사진은 코로나 상황 이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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