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한국기행 2_1편, 강화도, 교동대교와 석모대교 그리고 선재도까지

2022-10-13

대한민국 바닷길을 따라 달리다

 

15년 만에 해안선 일주를 떠납니다. 2008년 여름에 텐트와 침낭 등 야영 장비를 싣고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해안선을 대략 3주간 달린 일이 있습니다만,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지금의 해안선이 어떤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보고 싶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 뉴스를 통해서 어느 섬과 육지를 잇는 연륙교나 큰 만을 건너는 다리가 놓였다는 소식을 접하며 오랜만에 해안선을 따라 다시 한번 달리고 싶다는 생각했습니다.

 

강화도를 돌고


해안선 일주를 함께 한 2003 R1150GS


서울을 벗어나 김포공항을 지난 뒤 행주대교 서안을 시작으로 한강 하구를 따라 난 도로를 달립니다.


김포평야를 지나 강화도에 이르기까지 강변도로는 적 침투 경계용 철책이 늘어서 있어서 내륙을 지나는 국도나 지방도들과 분위기가 다릅니다.


애기봉


애기봉에서 바라본 북녘 / 애기봉의 북한상품 진열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지점은 이미 바다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애기봉에 올라서 강 건너 북한 땅 관산포를 바라보는 것으로 해안선 일주를 시작합니다.


교동도에 있는 교동극장


강화대교를 건넌 뒤 반시계 방향으로 달리는 것은 마치 전국 해안선 달리기의 축소판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과거에 배를 타야 했던 교동도 역시 지금은 교동대교가 놓여서 한결 수월하게 건넙니다. 다만 대교 들머리 초소의 경계병들이 출입자 신분을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서 여기가 북한을 지척에 둔 군사지역임을 상기시켜 줍니다.


해안선 일주는 대략 15년 전쯤 이미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에 국도나 지방도 같은 큰길보다는 바닷가를 바싹 붙어서 지나는 샛길들을 샅샅이 훑으며 달렸기에 기억에 남는 곳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교동도의 망향단


교동도에서는 바다 건너 북한을 바라볼 수 있는 언덕에 자리한 망향단이나 대룡시장 철물점에서 만난 실향민 아저씨도 생각납니다. 다만 관광객으로 북적이는 대룡시장과 깔끔하게 치장한 가게들을 보며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을 실감합니다. 긴 시간이 흐른 뒤 달라진 모습을 보며 재미와 아쉬움을 같이 느낍니다.


석모대교를 건너서 보문사를 찾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바이크를 배에 싣고 석모도에 건너던 정취는 사라진 대신 편리함을 얻었습니다.


인천 연안부두로 가는 길


강화도 남쪽 동막해수욕장을 거쳐 초지대교를 통해 인천 쪽으로 빠져나옵니다.


경인아라뱃길 월미도 연안부두 송도 소래포구 월곶 배곶 오이도를 거쳐서 시화방조제를 건너는 경로에서도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릴 만큼 달라진 풍경을 계속 만납니다.


매향리의 고통


일억조 식당의 젖국갈비


선재도,영흥도, 제부도를 차례로 지난 뒤 궁평항으로 가는 길에 들른 서신면 매화마을 앞은 일직선 대로가 새로 놓였습니다.


경기도 서해안에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염전 자리는 공업단지가 들어서려는지 흙을 부어서 다지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궁평항을 거쳐서 8km에 이르는 화성방조제 위를 달리면 매향리에 이릅니다. 마을 앞바다 섬이 항공 사격 표적으로 이용되면서 긴 세월 주민들이 고통을 받은 바 있는 곳입니다.


이제는 섬이 표적에서 해제되고 평온을 되찾은 듯 보이는 마을을 지나며 제 마음도 가볍습니다. 주민들이 섬 주변에서 주워온 불발탄을 전시해 놓은 공간은 아직 그대로 남아있네요.


15년 전 불발탄들을 보며 왠지 마음이 무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해안도로에 있는 주요 거점 지역


(다음 호에는 아산만 방파제부터 군산까지달려봅니다)


강만장/인천 강화군 교동면 대룡안길54번길 24

보문사/인천 강화군 삼산면 삼산남로828번길 44

일억조식당/인천 강화군 강화읍 동문안길21번길 17

궁평항/경기 화성시 서신면 궁평항로 1049-24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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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412호 / 2022.10.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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