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은 왠지 모를 아쉬운 기분이 드는 한해였습니다.
실은 코로나19가 잦아드는 2023년 초 즈음에 내년에는 4번째 유라시아횡단 겸 파미르 고원을 달려볼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러시아를 지나서 유럽에 이르는 경로가 모두 막힌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 달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포기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던가 봅니다.
어쩌면 2024년 말에 규슈를 찾은 것은 그래서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미야자키에서 구마모토까지 달려 봅니다.

다와라야마토오게와 아소산
기리시마와 에비노가 나뉘는 갈림길은 세 갈래 길이기도 합니다만, 고바야시를 거쳐서 미야자키로 빠지는 길은 차단기를 세워서 막아놓은 지 몇 년째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이미 통행이 제한돼 있었으니 적어도 5년이 넘었습니다. 오로지 에비노로 넘어가는 고갯길만 열려 있는 셈인데, 그 길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갈림길 옆 휴게소에 들러서 지역 특산품으로 팔리는 콩떡과 커피로 한숨을 돌린 뒤, 에비노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들어섭니다.
3개 현의 경계

대지진으로 퍠쇄된 라퓨타로드 입구

후타에노토오게에서 보는 아소산
높은 산의 그늘진 북 사면이고 연속 와인딩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걱정이 됩니다.
며칠 전 구주산을 넘을 때 비슷한 상황에서 살얼음판을 경험해서 그렇습니다. 만일 노면이 여의찮으면 어느 경로로 돌아갈 것인지 머릿속으로 궁리하며 첫 코너를 조심스레 돌아서는데……, 아니? 노면이 멀쩡합니다.
길가에 쌓인 눈이 보이고 일부 슬러시 상태의 녹은 눈을 만나기도 하지만 주행 차로는 제설이 잘 돼 있습니다. 그늘진 구간에 젖은 노면은 염화칼슘을 뿌린 게 아닐까 추측이 됩니다. 하기야 주말을 맞아서 에비노고원의 가라쿠니다케 설경을 보러 온 많은 차량을 고려하면 제설작업이 일찌감치 있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덕분에 편안하게 고갯길을 내려와 에비노에 이릅니다.
에비노IC를 이용해서 고속도로를 타면 구마모토까지 마음 편히 갈 수 있습니다만, 산길이 비교적 괜찮은 걸 확인한 터라 마음이 바뀝니다. 조금 전 넘어온 에비노고원이나 기리시마고원에 비하면 히토요시로 넘어가는 카쿠토토오게 고갯길은 그리 높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지역의 경계선을 옛길로 넘나드는 재미도 놓칠 수 없습니다.
에비노고원이 가고시마와 미야자키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고 카쿠토토오게는 미야자키와 구마모토의 경계선이 지나는 고갯길입니다. 지역 경계를 지나면서 눈에 띄게 바뀌는 자연환경과 미묘하게 바뀌는 주민들의 생활상과 음식 같은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규슈 자동차도로

후쿠오카로 향하는 스카이팜로드
카쿠토 고개를 넘고 구마 강을 건넌 뒤 히토요시IC를 거쳐서 고속도로를 탑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마모토까지 가기 위해서 니혼스기 고갯길을 넘거나 서편 바닷가를 지나는 국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선뜻 내키지 않는 경로입니다. 여느 때라면 니혼스기 고갯길을 넘겠지만, 지금은 한겨울이니까요.
니혼스기 고갯길은 기분으로는 에비노고원보다 높거나 비슷한 느낌인데, 북 사면 굽잇길은 좁고 노면이 좋지 않습니다. 차량 통행도 적은 편이라 도로관리 상태도 좋지 않으니 아무래도 제설작업이 안 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마 강을 따라 야쓰시로를 거치는 국도는 제법 번잡한 도심을 지나야 하니 내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선택지는 고속도로뿐입니다. 겨울 찬바람 속에 눈 쌓인 고개를 여러 개 넘은 일행들이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터라 가고시마와 구마모토를 잇는 고속도로(규슈 자동차도로)를 이용해서 빠르게 숙소에 도착합니다.
니혼스기 고개를 넘는다면 대략 1시간 30분~2시간 쯤 걸릴 거리를 30분 만에 주파합니다. 먼 거리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빠르게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고속도로의 쓰임새를 깨닫는 순간입니다.
쿠마모토공항 부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후쿠오카로 복귀하는 날 아침을 맞습니다.
다시 찾은 아소 밀크로드

아소 용암지대를 달리는 투어팀
처음 규슈 투어를 시작한 첫날만 하더라도 구마모토를 거쳐서 후쿠오카로 복귀하는 경로는 예정에 없었습니다. 어제 가고시마를 지난 뒤에는 페리로 바다를 건너 아마쿠사와 시마바라를 거쳐서 나가사키로 갈 생각을 했습니다만, 사쓰마와 이부스키를 지날 무렵에 비를 만나 시간이 지체되면서 경로가 바뀌었습니다. 비교적 적은 일행들과 달리는 덕분에 숙박을 투어 도중에 정하는 식이다 보니 경로도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한 면이 있습니다.
구마모토공항 뒤편 들판 길을 거쳐서 아소로 향합니다. 투어 둘째 날 대관봉과 아소산을 달리긴 했어도 빠진 곳이 훨씬 더 많으니 후쿠오카로 가는 길에 다시 아소를 찾습니다.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때 큰 피해가 났던 마시키를 지나서 남아소로 넘어가는 다와라야마 고갯길에 오릅니다. 구마모토에서 남아소에 이르는 28번 현도였던 고갯길이지만 아래로 터널이 뚫린 뒤에는 통행량이 줄어서 한적한 옛길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다와라야마 고개는 아소 대분화구 일대에 많은 전망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다와라야마 고갯길에서 본 아소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남아소 일대와 아소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겨울철 차가운 공기 탓인지 아소산 옆구리에 자리한 온천의 증기가 솟는 모습이 잘 보입니다.
고갯마루를 넘어서 남아소에 이르는 길가에 억새밭이 펼쳐지는 풍경도 볼만한데, 계절이 늦어서 하얗게 빛나는 억새꽃을 못 보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구마모토의 말고기

아소산 일대의 말방목장
 용암대지와 목장지대 |  목장지대에선 소와 말이 먼저다 |
남아소와 아소산 남쪽 산자락을 두루 섭렵한 뒤 대분화구 서편의 후타에노토오게를 달려서 밀크로드에 이릅니다.
아소 대분화구 주변 용암대지에 자리잡은 목장지대를 지나는 길을 ‘밀크로드’라고 부릅니다. 수만 년 전에 대분화가 일어나 만들어진 용암대지는 넓디넓은 고지대가 초원으로 바뀌며 독특한 경관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규슈에서 가장 멋진 관광지로 알려지고 바이크 라이더가 즐겨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대분화구 서편의 카부토이와 전망대를 찾습니다. 북쪽의 대관봉만큼 크진 않지만, 주차장이 넓고 휴게소와 카페도 있어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소바가도를 달리는 투어팀

우오미야의 장어구이
밀크로드를 따라 달리다가 대관봉에 이르기 직전에 방향을 틀어서 미나미오구니 쪽으로 북상합니다. 새로 만든 국도가 아닌 옛 국도에 들어서니 좁은 길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지금은 한적하고 낙엽이 흩날리는 시골길이 됐지만, 과거에는 많은 이들이 이 길을 통해서 아소를 찾았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때는 여행자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많았겠지요. 지금도 소바집이 여럿 남아있어서 이 길을 ‘소바가도’라고 부릅니다.
미나미오구니에 있는 장어구이집을 찾아서 점심을 합니다. 사실 미나미오구니는 말고기가 아주 유명합니다. 구마모토 사람들이 말고기를 먹게 된 데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 건너왔던 구마모토 성주인 카토기요마사의 일화가 알려져 있습니다만, 미나미오구니가 특히 본고장이 된 데는 말을 키우는 아소 목장과 이웃해 있는 영향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그저께 지난 기리시마의 흑돼지처럼 미나미오구니의 말고기도 지역색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행들의 취향은 물론 제 입맛에도 그리 맛있지는 않으므로 오늘 점심은 장어구이입니다. 140년 된 장어구이집에서 맛난 점심을 한 뒤 스카이팜로드와 가메이시 고갯길을 달려서 후쿠오카로 향합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종한 #규슈 #미야자키 #구마모토
한국이륜차신문 472호 2025.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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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은 왠지 모를 아쉬운 기분이 드는 한해였습니다.
실은 코로나19가 잦아드는 2023년 초 즈음에 내년에는 4번째 유라시아횡단 겸 파미르 고원을 달려볼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벌어진 전쟁이 이렇게 길어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러시아를 지나서 유럽에 이르는 경로가 모두 막힌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전쟁이 끝난 뒤에 달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포기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던가 봅니다.
어쩌면 2024년 말에 규슈를 찾은 것은 그래서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미야자키에서 구마모토까지 달려 봅니다.
다와라야마토오게와 아소산
기리시마와 에비노가 나뉘는 갈림길은 세 갈래 길이기도 합니다만, 고바야시를 거쳐서 미야자키로 빠지는 길은 차단기를 세워서 막아놓은 지 몇 년째 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도 이미 통행이 제한돼 있었으니 적어도 5년이 넘었습니다. 오로지 에비노로 넘어가는 고갯길만 열려 있는 셈인데, 그 길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갈림길 옆 휴게소에 들러서 지역 특산품으로 팔리는 콩떡과 커피로 한숨을 돌린 뒤, 에비노로 향하는 내리막길에 들어섭니다.
3개 현의 경계
대지진으로 퍠쇄된 라퓨타로드 입구
후타에노토오게에서 보는 아소산
높은 산의 그늘진 북 사면이고 연속 와인딩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걱정이 됩니다.
며칠 전 구주산을 넘을 때 비슷한 상황에서 살얼음판을 경험해서 그렇습니다. 만일 노면이 여의찮으면 어느 경로로 돌아갈 것인지 머릿속으로 궁리하며 첫 코너를 조심스레 돌아서는데……, 아니? 노면이 멀쩡합니다.
길가에 쌓인 눈이 보이고 일부 슬러시 상태의 녹은 눈을 만나기도 하지만 주행 차로는 제설이 잘 돼 있습니다. 그늘진 구간에 젖은 노면은 염화칼슘을 뿌린 게 아닐까 추측이 됩니다. 하기야 주말을 맞아서 에비노고원의 가라쿠니다케 설경을 보러 온 많은 차량을 고려하면 제설작업이 일찌감치 있었던 게 틀림없습니다. 덕분에 편안하게 고갯길을 내려와 에비노에 이릅니다.
에비노IC를 이용해서 고속도로를 타면 구마모토까지 마음 편히 갈 수 있습니다만, 산길이 비교적 괜찮은 걸 확인한 터라 마음이 바뀝니다. 조금 전 넘어온 에비노고원이나 기리시마고원에 비하면 히토요시로 넘어가는 카쿠토토오게 고갯길은 그리 높지도 않습니다. 게다가 지역의 경계선을 옛길로 넘나드는 재미도 놓칠 수 없습니다.
에비노고원이 가고시마와 미야자키의 경계를 이루는 곳이고 카쿠토토오게는 미야자키와 구마모토의 경계선이 지나는 고갯길입니다. 지역 경계를 지나면서 눈에 띄게 바뀌는 자연환경과 미묘하게 바뀌는 주민들의 생활상과 음식 같은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규슈 자동차도로
후쿠오카로 향하는 스카이팜로드
카쿠토 고개를 넘고 구마 강을 건넌 뒤 히토요시IC를 거쳐서 고속도로를 탑니다. 그렇지 않으면 구마모토까지 가기 위해서 니혼스기 고갯길을 넘거나 서편 바닷가를 지나는 국도를 이용해야 하는데 선뜻 내키지 않는 경로입니다. 여느 때라면 니혼스기 고갯길을 넘겠지만, 지금은 한겨울이니까요.
니혼스기 고갯길은 기분으로는 에비노고원보다 높거나 비슷한 느낌인데, 북 사면 굽잇길은 좁고 노면이 좋지 않습니다. 차량 통행도 적은 편이라 도로관리 상태도 좋지 않으니 아무래도 제설작업이 안 돼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마 강을 따라 야쓰시로를 거치는 국도는 제법 번잡한 도심을 지나야 하니 내키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남은 선택지는 고속도로뿐입니다. 겨울 찬바람 속에 눈 쌓인 고개를 여러 개 넘은 일행들이 피곤한 기색을 보이는 터라 가고시마와 구마모토를 잇는 고속도로(규슈 자동차도로)를 이용해서 빠르게 숙소에 도착합니다.
니혼스기 고개를 넘는다면 대략 1시간 30분~2시간 쯤 걸릴 거리를 30분 만에 주파합니다. 먼 거리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빠르게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 고속도로의 쓰임새를 깨닫는 순간입니다.
쿠마모토공항 부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후쿠오카로 복귀하는 날 아침을 맞습니다.
다시 찾은 아소 밀크로드
아소 용암지대를 달리는 투어팀
처음 규슈 투어를 시작한 첫날만 하더라도 구마모토를 거쳐서 후쿠오카로 복귀하는 경로는 예정에 없었습니다. 어제 가고시마를 지난 뒤에는 페리로 바다를 건너 아마쿠사와 시마바라를 거쳐서 나가사키로 갈 생각을 했습니다만, 사쓰마와 이부스키를 지날 무렵에 비를 만나 시간이 지체되면서 경로가 바뀌었습니다. 비교적 적은 일행들과 달리는 덕분에 숙박을 투어 도중에 정하는 식이다 보니 경로도 자유롭게 조정이 가능한 면이 있습니다.
구마모토공항 뒤편 들판 길을 거쳐서 아소로 향합니다. 투어 둘째 날 대관봉과 아소산을 달리긴 했어도 빠진 곳이 훨씬 더 많으니 후쿠오카로 가는 길에 다시 아소를 찾습니다.
2016년 구마모토 대지진 때 큰 피해가 났던 마시키를 지나서 남아소로 넘어가는 다와라야마 고갯길에 오릅니다. 구마모토에서 남아소에 이르는 28번 현도였던 고갯길이지만 아래로 터널이 뚫린 뒤에는 통행량이 줄어서 한적한 옛길이 되었습니다. 어쩌면 다와라야마 고개는 아소 대분화구 일대에 많은 전망대 가운데 가장 높은 곳이 아닐까 여겨집니다.
다와라야마 고갯길에서 본 아소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남아소 일대와 아소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겨울철 차가운 공기 탓인지 아소산 옆구리에 자리한 온천의 증기가 솟는 모습이 잘 보입니다.
고갯마루를 넘어서 남아소에 이르는 길가에 억새밭이 펼쳐지는 풍경도 볼만한데, 계절이 늦어서 하얗게 빛나는 억새꽃을 못 보는 게 조금 아쉽습니다.
구마모토의 말고기
아소산 일대의 말방목장
남아소와 아소산 남쪽 산자락을 두루 섭렵한 뒤 대분화구 서편의 후타에노토오게를 달려서 밀크로드에 이릅니다.
아소 대분화구 주변 용암대지에 자리잡은 목장지대를 지나는 길을 ‘밀크로드’라고 부릅니다. 수만 년 전에 대분화가 일어나 만들어진 용암대지는 넓디넓은 고지대가 초원으로 바뀌며 독특한 경관을 보여줍니다. 덕분에 규슈에서 가장 멋진 관광지로 알려지고 바이크 라이더가 즐겨 찾는 명소가 됐습니다.
대분화구 서편의 카부토이와 전망대를 찾습니다. 북쪽의 대관봉만큼 크진 않지만, 주차장이 넓고 휴게소와 카페도 있어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쉬어가기에 좋습니다.
소바가도를 달리는 투어팀
우오미야의 장어구이
밀크로드를 따라 달리다가 대관봉에 이르기 직전에 방향을 틀어서 미나미오구니 쪽으로 북상합니다. 새로 만든 국도가 아닌 옛 국도에 들어서니 좁은 길이 구불구불 이어집니다. 지금은 한적하고 낙엽이 흩날리는 시골길이 됐지만, 과거에는 많은 이들이 이 길을 통해서 아소를 찾았으리라 여겨집니다. 그때는 여행자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많았겠지요. 지금도 소바집이 여럿 남아있어서 이 길을 ‘소바가도’라고 부릅니다.
미나미오구니에 있는 장어구이집을 찾아서 점심을 합니다. 사실 미나미오구니는 말고기가 아주 유명합니다. 구마모토 사람들이 말고기를 먹게 된 데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 건너왔던 구마모토 성주인 카토기요마사의 일화가 알려져 있습니다만, 미나미오구니가 특히 본고장이 된 데는 말을 키우는 아소 목장과 이웃해 있는 영향이 아닐까 하고 추측해 봅니다. 그저께 지난 기리시마의 흑돼지처럼 미나미오구니의 말고기도 지역색 있는 음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행들의 취향은 물론 제 입맛에도 그리 맛있지는 않으므로 오늘 점심은 장어구이입니다. 140년 된 장어구이집에서 맛난 점심을 한 뒤 스카이팜로드와 가메이시 고갯길을 달려서 후쿠오카로 향합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 모터사이클 투어 전문가(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종한 #규슈 #미야자키 #구마모토
한국이륜차신문 472호 2025.4.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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