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눈길을 바다 건너편으로, 일본 북알프스를 달리다
꼬박 2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멀리 바다 건너편 어딘가 다른 나라를 달리고픈 마음을 달래느라 인고의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실은 지난해 하반기 열린 하늘길을 이용해서 가까운 규슈를 다녀오긴 했지만, 방역 관련된 서류를 여럿 준비하는 불편함과 더불어 현지에서는 렌탈 바이크를 이용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이윽고 바닷길이 다시 열리고 내 바이크를 가지고 나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한 부관페리(성희호)
햇수로 4년 만에 내 바이크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해외투어를 위해서 ‘영문 이륜차 등록증’을 비롯한 서류를 준비하고 영문 번호판을 만들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 사이 관청의 담당자가 바뀌어서 서류 발급 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모습조차 그저 재미있게 보일 뿐입니다. 4년 전, 4년 만에 달릴 곳으로는 일본 북알프스와 후지산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해마다 두어 차례 다녀오곤 했습니다만. 여러 지역 가운데 북알프스가 걸치는 토야마와 나가노 일대에 2~3천m급 고산들이 즐비하고 후지산까지 포함하면 일본에서 경치의 크기 면에서 가장 웅장한 곳입니다. 다만 제법 거리가 먼 혼슈 가운데 자리한 지역이라 자신의 바이크로 달리기 위해서는 경로와 일정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부관페리에서 본 부산 야경
언제나 그랬다시피 부산~시모노세키를 잇는 부관페리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부관페리에 바이크를 선적하기 위해서 부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 오후 3시까지 도착하는 건 예전과 같습니다. 티켓 창구에 들러서 승선 서류를 적은 뒤 세관 검사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바이크를 보세구역에 옮겨 놓습니다. 시간 맞춰서 출국, 승선, 방 배정, 바이크 선적을 차례로 거칩니다.
해가 저물고 어둑해진 항만을 벗어나는 부관페리 위에서 부산 시내 야경을 바라봅니다. 부산항대교 아래를 지나 대한해협으로 빠져나오면 영도와 부산 시내 불빛이 아스라이 멀어집니다. 새카만 바다 위에 이를 무렵에 휴대전화 화면에 전파가 잡히지 않아서 수신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뜹니다. 4년 만에 보는 것이라 왠지 반갑기도 하면서 먼 곳으로 떠난다는 실감이 되는 순간입니다.
아침 해가 뜰 무렵에 맞춰서 부관페리가 혼슈와 규슈 사이 좁은 해협에 들어섭니다. 부관페리가 항구에 접안 한 뒤 바이크를 탄 채로 부두에 내려선 뒤 터미널 직원이 운전하는 차량을 따라 세관 검사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익숙합니다. 4년이라는 시차가 있긴 하지만 바뀐 건 없어 뵙니다.
입국 신고 과정에서 경로가 살짝 바뀌었지만, 직원 안내도 있고 해서 어려움은 없습니다. 입국 신고, 세관 신고와 검사, 보험증과 통관 서류를 받은 뒤 터미널을 빠져나옵니다.
관문해협과 시모노세키
관문해협에 걸린 관문해교
시모노세키 관문해교
식당 요시의 새우튀김정식
관문해협을 바라보는 바닷가 ‘가라토 수산시장’ 2층에 자리한 식당 ‘요시’를 오랜만에 찾으니, 일하는 이들이 모두 낯섭니다.
주인장 아저씨는 그대로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낯설고 어린 친구들뿐입니다. 어쩌면 식당 영업이 윗대가 은퇴하고 아랫대로 넘어가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일하게 낯이 익은 아저씨는 구석에 앉아서 젊은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 딱히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시모노세키 터미널에도 과거 통관 과정에서 보이던 직원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고 낯익은 이는 보험회사에서 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코로나19를 보내면서 인적 변화를 피하기는 어려웠던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다행히 ‘요시’의 새우튀김 맛은 여전히 괜찮습니다.
혼슈와 규슈를 잇는 관문해저터널
조금 늦은 아침 식사 뒤 관문해협 바다 아래를 지나는 관문터널을 이용해서 규슈로 건너갑니다. 북규슈 신모지항에 오사카까지 가는 페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일본 북알프스를 내 바이크로 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궁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거리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에 건너 온 후에도 시모노세키에서 북알프스가 있는 토야마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먼저 선택해야 합니다.
육로를 이용한다면 고속도로가 당연히 가장 빠릅니다. 대략 시모노세키에서 토야마까지 900km쯤 되니 무리(!)한다면 하루 만에도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당히 높은 주행 요금은 물론이고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이며 체력적인 부담도 클 것입니다. 이튿날부터 이어지는 일정이 피곤함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속도로 주행을 1박 2일로 잡고 도중에 고베나 오사카에서 숙박하는 식이라면 피로도는 확실히 낮출 수 있을 겁니다. 만일 고속도로 빼고 일반도로만 달린다면 1박 2일로는 무리가 있고 2박3일쯤 필요할 겁니다.
일정을 마냥 길게 잡는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만, 한국-일본 이동을 포함하면 최소 보름 정도가 걸릴 겁니다. 하지만 주어진 일정이 열흘(10박 11일)이라면, 육로를 이용하는 건 어렵게 됩니다. 제3의 방법, 열흘이라는 비교적 짧은 일정에 내 바이크로 일본 알프스를 달리기 위해서는 또 한 번 페리를 이용합니다.
비와 호수와 세키가하라 들판
세토내해 횡단 페리 승선대기
북규슈 신모지항에서 출발하는 오사카행 페리는 저녁(17:30)에 뜹니다.
북규슈 히라오다이 같은 곳을 달리거나 후쿠오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때를 맞춰서 항구를 찾으면 됩니다. 선사 측 창구를 찾아서 예약확인을 거친 뒤 승선하면 세토내해를 밤사이에 건너서 오사카항에는 이튿날 아침(06:00)에 도착합니다. 세토내해를 건너는 배가 몇 개 있어서 골라 탈 수 있고 시간대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일찌감치 선사 측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인터넷 예약하면 할인도 적용되고 편리합니다.
오사카항에 내려서는 곧장 자동차도로(도시간 도로)를 이용해서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비와코까지 북상합니다. 비와코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로 면적이 470㎢로 서울시보다 더 넓습니다.
일본3대 카르스트 히라오다이
히라오다이를 달리는 R 1250 GS
전설에 따르면 다이다라봇치 신이 밤새 후지산을 쌓아 올렸는데 마지막 순간에 닭이 우는 바람에 흙을 뜬 삽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미완성이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흙을 펐던 구덩이에 물이 차서 비와코가 되었고 후지산은 정상이 뾰족하지 않다고 합니다. 남북으로 기다란 모습이 마치 악기 비파(비와)를 닮았다고도 합니다.
호수 서편에 일본 고대 역사의 중심지 교토가 있고, 동편에는 전국시대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세키가하라 벌판이 있습니다. 세키가하라 결전은 ‘동서대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이 이시다 미츠나리의 서군에 대승을 거두고 에도막부를 세우게 됩니다.
일본의 국보 히코네성 천수각
히코네성 정원 겐큐엔의 정문
겐큐엔 연못과 다실
비와코 동편의 히코네성은 이이 나오마사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선봉을 맡으며 공을 세운 뒤 도쿠가와로부터 하사받은 것입니다. 원래는 서군의 대장인 이시다 미츠나리의 본거지 사와야마성이 있던 것을 허물고 새로 쌓은 것입니다. 히코네성의 천수각과 부속 정원이랄 수 있는 겐큐엔은 원형이 잘 간직돼 있어서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 비와코
세키가하라 들판
비와코에 이어서 세키가하라 들판을 찾습니다. 이시다 미츠나리가 주둔하며 전투를 지휘하던 장소와 병사들이 맞서 싸운 들판 가운데를 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둔했던 곳을 차례로 둘러봅니다. 당시 전투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기념 조형물과 깃발 등이 서 있긴 하지만 일본의 중세 역사를 결정지은 장소로 보기에는 비교적 평범한 분위기입니다.
양측 합계 17만 명이 참전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는 4만여 명이 전사했다고 전해집니다. 대패한 서군 측 다이묘와 장수들도 다수 죽음을 맞이했는데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건너가서 한양성과 평양성을 점령하며 많은 학살을 저질렀던 고니시 유키나가 역시 도쿠가와 군에 붙잡혀 참수되었다고 전합니다.
세키가하라 들판을 벗어난 뒤, 도쿠가와 군이 진격해 왔던 길을 거꾸로 달려서 기후 시에 들어섭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종한 #일본투어 #오사카 #비와코 #히라오다이
한국이륜차신문 438호 / 2023.1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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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눈길을 바다 건너편으로, 일본 북알프스를 달리다
꼬박 2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멀리 바다 건너편 어딘가 다른 나라를 달리고픈 마음을 달래느라 인고의 시간을 보낸 듯합니다.
실은 지난해 하반기 열린 하늘길을 이용해서 가까운 규슈를 다녀오긴 했지만, 방역 관련된 서류를 여럿 준비하는 불편함과 더불어 현지에서는 렌탈 바이크를 이용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었지요. 이윽고 바닷길이 다시 열리고 내 바이크를 가지고 나갈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부산국제여객선터미널에 정박한 부관페리(성희호)
햇수로 4년 만에 내 바이크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해외투어를 위해서 ‘영문 이륜차 등록증’을 비롯한 서류를 준비하고 영문 번호판을 만들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 사이 관청의 담당자가 바뀌어서 서류 발급 처리가 매끄럽지 못한 모습조차 그저 재미있게 보일 뿐입니다. 4년 전, 4년 만에 달릴 곳으로는 일본 북알프스와 후지산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일본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해마다 두어 차례 다녀오곤 했습니다만. 여러 지역 가운데 북알프스가 걸치는 토야마와 나가노 일대에 2~3천m급 고산들이 즐비하고 후지산까지 포함하면 일본에서 경치의 크기 면에서 가장 웅장한 곳입니다. 다만 제법 거리가 먼 혼슈 가운데 자리한 지역이라 자신의 바이크로 달리기 위해서는 경로와 일정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부관페리에서 본 부산 야경
언제나 그랬다시피 부산~시모노세키를 잇는 부관페리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부관페리에 바이크를 선적하기 위해서 부산 국제여객선터미널에 오후 3시까지 도착하는 건 예전과 같습니다. 티켓 창구에 들러서 승선 서류를 적은 뒤 세관 검사 등 일련의 과정을 거쳐서 바이크를 보세구역에 옮겨 놓습니다. 시간 맞춰서 출국, 승선, 방 배정, 바이크 선적을 차례로 거칩니다.
해가 저물고 어둑해진 항만을 벗어나는 부관페리 위에서 부산 시내 야경을 바라봅니다. 부산항대교 아래를 지나 대한해협으로 빠져나오면 영도와 부산 시내 불빛이 아스라이 멀어집니다. 새카만 바다 위에 이를 무렵에 휴대전화 화면에 전파가 잡히지 않아서 수신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뜹니다. 4년 만에 보는 것이라 왠지 반갑기도 하면서 먼 곳으로 떠난다는 실감이 되는 순간입니다.
아침 해가 뜰 무렵에 맞춰서 부관페리가 혼슈와 규슈 사이 좁은 해협에 들어섭니다. 부관페리가 항구에 접안 한 뒤 바이크를 탄 채로 부두에 내려선 뒤 터미널 직원이 운전하는 차량을 따라 세관 검사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이 익숙합니다. 4년이라는 시차가 있긴 하지만 바뀐 건 없어 뵙니다.
입국 신고 과정에서 경로가 살짝 바뀌었지만, 직원 안내도 있고 해서 어려움은 없습니다. 입국 신고, 세관 신고와 검사, 보험증과 통관 서류를 받은 뒤 터미널을 빠져나옵니다.
관문해협과 시모노세키
관문해협에 걸린 관문해교
시모노세키 관문해교
식당 요시의 새우튀김정식
관문해협을 바라보는 바닷가 ‘가라토 수산시장’ 2층에 자리한 식당 ‘요시’를 오랜만에 찾으니, 일하는 이들이 모두 낯섭니다.
주인장 아저씨는 그대로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낯설고 어린 친구들뿐입니다. 어쩌면 식당 영업이 윗대가 은퇴하고 아랫대로 넘어가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유일하게 낯이 익은 아저씨는 구석에 앉아서 젊은 직원들이 일하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뿐 딱히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러고 보면 시모노세키 터미널에도 과거 통관 과정에서 보이던 직원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고 낯익은 이는 보험회사에서 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코로나19를 보내면서 인적 변화를 피하기는 어려웠던 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다행히 ‘요시’의 새우튀김 맛은 여전히 괜찮습니다.
혼슈와 규슈를 잇는 관문해저터널
조금 늦은 아침 식사 뒤 관문해협 바다 아래를 지나는 관문터널을 이용해서 규슈로 건너갑니다. 북규슈 신모지항에 오사카까지 가는 페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일본 북알프스를 내 바이크로 달리기 위해서는 몇 가지 궁리가 필요합니다. 먼저 거리 문제가 있습니다. 일본에 건너 온 후에도 시모노세키에서 북알프스가 있는 토야마까지 어떻게 갈 것인지 먼저 선택해야 합니다.
육로를 이용한다면 고속도로가 당연히 가장 빠릅니다. 대략 시모노세키에서 토야마까지 900km쯤 되니 무리(!)한다면 하루 만에도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상당히 높은 주행 요금은 물론이고 그다지 재미가 없을 것이며 체력적인 부담도 클 것입니다. 이튿날부터 이어지는 일정이 피곤함으로 점철될 가능성이 큽니다.
고속도로 주행을 1박 2일로 잡고 도중에 고베나 오사카에서 숙박하는 식이라면 피로도는 확실히 낮출 수 있을 겁니다. 만일 고속도로 빼고 일반도로만 달린다면 1박 2일로는 무리가 있고 2박3일쯤 필요할 겁니다.
일정을 마냥 길게 잡는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만, 한국-일본 이동을 포함하면 최소 보름 정도가 걸릴 겁니다. 하지만 주어진 일정이 열흘(10박 11일)이라면, 육로를 이용하는 건 어렵게 됩니다. 제3의 방법, 열흘이라는 비교적 짧은 일정에 내 바이크로 일본 알프스를 달리기 위해서는 또 한 번 페리를 이용합니다.
비와 호수와 세키가하라 들판
세토내해 횡단 페리 승선대기
북규슈 신모지항에서 출발하는 오사카행 페리는 저녁(17:30)에 뜹니다.
북규슈 히라오다이 같은 곳을 달리거나 후쿠오카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때를 맞춰서 항구를 찾으면 됩니다. 선사 측 창구를 찾아서 예약확인을 거친 뒤 승선하면 세토내해를 밤사이에 건너서 오사카항에는 이튿날 아침(06:00)에 도착합니다. 세토내해를 건너는 배가 몇 개 있어서 골라 탈 수 있고 시간대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일찌감치 선사 측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인터넷 예약하면 할인도 적용되고 편리합니다.
오사카항에 내려서는 곧장 자동차도로(도시간 도로)를 이용해서 복잡한 시내를 벗어나 비와코까지 북상합니다. 비와코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로 면적이 470㎢로 서울시보다 더 넓습니다.
일본3대 카르스트 히라오다이
히라오다이를 달리는 R 1250 GS
전설에 따르면 다이다라봇치 신이 밤새 후지산을 쌓아 올렸는데 마지막 순간에 닭이 우는 바람에 흙을 뜬 삽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미완성이 됐다고 합니다. 그래서 흙을 펐던 구덩이에 물이 차서 비와코가 되었고 후지산은 정상이 뾰족하지 않다고 합니다. 남북으로 기다란 모습이 마치 악기 비파(비와)를 닮았다고도 합니다.
호수 서편에 일본 고대 역사의 중심지 교토가 있고, 동편에는 전국시대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세키가하라 벌판이 있습니다. 세키가하라 결전은 ‘동서대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이 이시다 미츠나리의 서군에 대승을 거두고 에도막부를 세우게 됩니다.
일본의 국보 히코네성 천수각
히코네성 정원 겐큐엔의 정문
겐큐엔 연못과 다실
비와코 동편의 히코네성은 이이 나오마사가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선봉을 맡으며 공을 세운 뒤 도쿠가와로부터 하사받은 것입니다. 원래는 서군의 대장인 이시다 미츠나리의 본거지 사와야마성이 있던 것을 허물고 새로 쌓은 것입니다. 히코네성의 천수각과 부속 정원이랄 수 있는 겐큐엔은 원형이 잘 간직돼 있어서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 있습니다.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 비와코
세키가하라 들판
비와코에 이어서 세키가하라 들판을 찾습니다. 이시다 미츠나리가 주둔하며 전투를 지휘하던 장소와 병사들이 맞서 싸운 들판 가운데를 지나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주둔했던 곳을 차례로 둘러봅니다. 당시 전투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기념 조형물과 깃발 등이 서 있긴 하지만 일본의 중세 역사를 결정지은 장소로 보기에는 비교적 평범한 분위기입니다.
양측 합계 17만 명이 참전한 세키가하라 전투에서는 4만여 명이 전사했다고 전해집니다. 대패한 서군 측 다이묘와 장수들도 다수 죽음을 맞이했는데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건너가서 한양성과 평양성을 점령하며 많은 학살을 저질렀던 고니시 유키나가 역시 도쿠가와 군에 붙잡혀 참수되었다고 전합니다.
세키가하라 들판을 벗어난 뒤, 도쿠가와 군이 진격해 왔던 길을 거꾸로 달려서 기후 시에 들어섭니다. (다음에 계속)
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한국이륜차신문 #모터사이클뉴스 #김종한 #일본투어 #오사카 #비와코 #히라오다이
한국이륜차신문 438호 / 2023.11.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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