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한의 한국기행_구례를 거쳐서 성삼재로

2021-12-07

전남 남원의 아침을 ‘추어탕’ 한 그릇으로 열어봅니다. 워낙 추어탕이 유명한 곳이기도 해서 큰 길 가며 골목길까지 추어탕을 하는 식당이 아주 많습니다.


광한루원 옆 ‘친절식당’도 그 중 한 곳으로 미꾸리를 갈아서 시래기와 함께 끓여내 깔끔한 맛이 일품인 곳입니다. 간밤에는 ‘동춘원’에서 맛난 탕수육에 고량주를 꽤 마신 터라 추어탕이 아침 겸 해장까지 책임지니 일거양득입니다.


곡성 메타세콰이어길


아침식사 뒤 요천에 걸린 승사교를 건너 주촌천 물줄기를 따라 달리다가 60번 지방도와 만나는 갈림길에서 우회전합니다. 수지면을 거쳐서 곡성 방향으로 달리다가 섬진강이 나타나면 다리를 건너지 않고 직진해서 고산로를 따라 천마산을 넘습니다.


천마산과 깃대봉 능선을 넘는 고산터널을 지나면 길 가에 쉼터 겸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해발고도가 55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웅장한 지리산 서쪽 능선들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아직 이름이 없는 곳이지만 ‘지리산전망대‘라고 불러도 괜찮을 듯합니다. 물론 뒤편 천마산 정상에도 전망 데크가 있으니 한참 아래인 이 곳이 번듯한 이름을 얻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구례 섬진강변의 아침


고산로를 따라 봄철 산수유로 유명한 산동면으로 내려옵니다. 둔사저수지와 구만제를 거쳐 구례 읍내에 들어섭니다. 산동면에서 곧장 천은사를 거쳐 성삼재에 오를까 하다가 사성암에 들르기 위해서 구례 읍내를 거칩니다.


구례 산동면 일대


사성암


구례 읍내를 휘감아서 흐르는 섬진강 다리를 건너서 오산 정상부까지 이어지는 구빗길을 오릅니다. 사성암은 백제시기 연기조사가 창건해서 오산암으로 부르다가 4명의 고승(의상, 원효, 도선, 진각국사)이 수도한 곳으로 알려지면서 사성암으로 불리게 됐다고 합니다.


뾰족하게 솟은 오산 정상부의 거친 바위에 의지해서 세운 사찰을 떠받드는 기둥이 볼 만하고 전망 또한 뛰어납니다. 구례 읍내와 들판을 흐르는 섬진강과 더불어 지리산 연봉이 어우러진 조망이 명승으로 불릴 만합니다. 사찰 뒤편 등산로를 따라 발품을 팔면 오산 정상에 세워진 전망대까지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습니다.


성삼재 가을 풍경


다시 구례에 돌아와 861번 지방도를 따라 성삼재로 향합니다. 얼마 전까지 천은사 부근에 있던 통행요금소는 철거해서 없어졌습니다. 요금소가 있을 때도 성삼재에서 구례로 내려오는 방향은 무료통행이긴 했습니다만, 이제 어느 방향이든 요금 실랑이 없이 다닙니다.


시암재 고개를 달리는 라이더


861번 지방도는 1988년에 정령치 구간과 함께 포장공사가 완료되면서 지리산 탐방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행로가 됐습니다. 상당히 험로여서 한 때 관광버스 브레이크 파열 사고로 인한 참사가 발생해서 뉴스에 오르내리기도 했습니다. 해발 950m 지점에 시암재 휴게소가 있고 1,100m 지점에 성삼재 휴게소는 노고단을 거쳐 지리상 종주를 하는 이들이 많이 찾습니다. 성삼재는 마한의 효왕이 세운 달궁에 이르던 고갯길이었고 성 씨가 다른 장군 3명이 번갈아 지키던 곳이라서 붙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구례 동아식당 가자미찜, 돼지족탕


고갯마루에서 산동면 방향으로 바라보는 전망이 특히 훌륭합니다. 어느덧 해가 늬엿해 지면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계절이 계절이니만치 해가 빨리 지고 날씨도 순식간에 차가워집니다. 올랐던 고갯길을 다시 내려가며 생각합니다. 오늘 저녁에는 구례 읍내 ’동아식당‘의 가자미찜에 막걸리 한잔이 어떨까?


남원 경방루 063-625-2325 전북 남원시 광한북로 29

남원 친절식당 063-625-5103 전북 남원시 의총로 4

구례 동아식당 061-782-5474 전남 구례군 구례읍 봉동길 4-5


※ 모든 사진은 코로나 상황 이전에 촬영된 것입니다.

 


tour tip

겨울에도 달리는 라이더를 위한 조언


가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드는 계절입니다. 이미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서 북쪽에는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라이더 본인, 바이크, 노면, 3가지 요소에서 대책이 필요합니다.


라이더 보온대책으로는 겨울용 재킷, 열선 베스트와 바지, 장갑 등이 필요합니다. 바이크는 배터리가 약해지면서 시동성이 나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래 쓴 배터리를 새 것으로 교체하거나 시동용 점프스타터(보조배터리)를 미리 구입해 두면 좋습니다. 엔진오일 점도를 조금 낮추는 것도 시동에 도움이 됩니다. 이른 아침이라면 얼어붙은 노면에서 급가감속을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늘진 산길이나 도심 빌딩 그림자 속 도로에 눈이 얼어붙어서 블랙아이스가 생길 가능성도 높습니다. 타이어를 겨울용 패턴을 가진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해가 짧은 계절이라 투어 일정을 무리가 없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조금 주의를 기울인다면 겨울 라이딩도 즐겁습니다.


글·사진/김종한(만화가·여행작가)

barami337@naver.com

https://band.us/@biketo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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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륜차신문 391호 / 2021.11.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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